차 테이스팅에는 업계가 오랫동안 써 온 고유한 언어가 있습니다. 영어 위키백과의 Tea tasting 문서는 전문 테이스터가 차의 품질을 판단할 때 '차 산업이 만든 특정 언어'로 향과 잎의 색·크기·모양을 평가한다고 설명합니다. 평가 도구도 정해져 있어, 흰색 큐핑 세트(뚜껑이 있는 작은 컵과 둥근 시음컵)에 차를 우리고, 큰 스푼으로 소리 내어 흘려 마시며 향과 맛을 봄으로써 산소를 함께 접촉시킵니다. 우린 차는 스피툰에 뱉습니다.
용어는 크게 향, 맛, 질감, 여운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향은 floral(꽃), malty(몰트), muscatel(머스캣), smoky(훈연)처럼 표현하고, 맛은 sweet·bitter·sour·umami·astringent로 구분합니다. 질감은 body(바디)와 thickness(두께·점도)로, 여운은 aftertaste·finish로 표현합니다. 영국 차협회의 차 소개도 아삼을 'malty(몰티)한 맛과 바디', 다즐링 두 번째 플러시를 'muscatel(머스캣) 향', 우바를 'bright(밝은) 수색과 brisk(활기 있는) 맛'으로 묘사합니다.
한국어 대응에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bright는 '밝다'로 직역하면 색만 떠오르지만 실제로는 수색의 맑고 선명한 인상과 향의 생동감을 함께 가리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brisk는 '상쾌하다'보다 '입안을 자극하는 활기 있는 떫은맛'에 가깝고, body는 무게가 아니라 입안에서 느껴지는 질감과 밀도입니다. astringent(떫은)와 bitter(쓴)는 다른 감각이므로 리뷰에서도 구분해 쓰는 편이 좋습니다.
표준 어휘도 존재합니다. ISO ICS 67.240 목록에는 감각분석 어휘 표준 ISO 5492(2008년판)가 있습니다. 다만 이 표준은 감각분석 전반의 용어를 다루며, 차 산업의 관용 표현(예: '샴페인 오브 티' 같은 비유)과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마케팅 문구와 관능 용어를 구분해서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리뷰 5축(외관 appearance·향 aroma·맛 flavor·바디 body·여운 aftertaste)으로 정리하면 국제 용어와도 대응됩니다. 처음에는 한두 단어로 시작하고, 같은 차를 두 번 마셔 온도 변화에 따른 향·여운 차이를 기록해 보세요. 용어는 평가를 돕는 도구이지, 비유를 늘어놓는 경쟁이 아닙니다.